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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에 햇살이 두 눈에 햇살이 첫 밤의 조명처럼 아직도 꿈인들 흘려서 밖을 보니 눈이 내렸다. 새 해 연휴를 술로 지새고 아침을 다 보냈거니 텔레비전 지직대는 소리에 일어 섰는데 창문 너머엔 겨울이 아이들 소리로 가득히 오고 하늘은 행인들 속에서 발을 구르며 연신 비벼대는 손끝에 살짝 얼어 있다. 때로는 취기에 저당 잡힌 새벽이 꺼진 방바닥에 단내로 돋아오고 꽁초 수북한 재떨이에 너를 잡아두기가 뒹구는 빈 병처럼 흩어져 가도 오늘은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설 수도 있을 것 같다. 네가 떠나간 그 길 위로 지금 영하 10도의 기억들이 숨을 고른다 온종일을 언젠가는 터져나올 그리움으로 더보기
2014년 대한민국의 자화상들ㅡ2 종편 ㅡ 혼외정사로 출산한 4형제 중 둘째가 홀연히 가출했다. 첫째와 셋째와 막내는 동네 할아버지들과 할머니들이 키워주고 있지만, 삼촌과 고모는 몽둥이를 든 채 둘째가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MBC ㅡ 과거의 기억들을 모조리 지우고 있지만, 큰 집에 불려가 쪼인트 까인 것은 지우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이름까지 바꾸려 하는데, 풍문에 따르면 큰 집에서 하사해준 정명이라는 것이 엠병신이라 고민이 많다고 한다. 가정 폭력의 심각성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구온난화 ㅡ 앞세대들이 뒷세대에게 물려준 천문학적인 마이너스 통장. 최종 대부자인 지구가 부실채권과 담보를 처리하지 못해, 조만간 다섯 번째 모라토리옴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미세먼지 ㅡ '자연은 진공을 싫어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옳았.. 더보기
현 법체계 무너뜨린 건 특별법 아닌 의료민영화 의료민영화와 영리화를 편법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폭주가 무식해서 용감하게 진행되고 있다. 바다에서, 군대에서, 산업현장에서 수없이 많은 국민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박근혜 정부는 의료 산업 분야 규제를 완화해서 더 많은 일자리 창출과 이를 통해 경제 활성화를 하자는 주장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 이익집단처럼 통치했던 이명박 정부가 4대강공사를 밀어붙이느라 의료민영화와 영리화를 전면 백지화했지만,국가권력기관의 불법으로 당선된 대통령이라서 그런지 의료민영화와 영리화도 법을 무시하며 진행되고 있다. 수첩과 비선라인하고만 국정을 논의하는 것이 일상화됐는지, 청와대에서 사라진 7시간의 미스테리를 부각시켜 의료민영화와 영리화를 반대하는 국민의 시선을 돌리는데 성공한 박근혜 정부는 의료민영.. 더보기
2014년 이후의 대한민국 자화상들ㅡ1 대통령 ㅡ 현대 물리학의 최정점에 이르면 유체이탈과 순간이동이 가능해진다. 헌데 두 가지 부작용이 있으니, 하나는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나머지는 간헐적으로 일어난다. 전자는 자신이 하는 말을 자신이 이해하지 못해 수첩에 적힌 것만 읽는 것을 말하며, 후자는 오후나 밤이 되면 평균 7시간 정도 육체가 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구글 어스도 무용지물!! 수석비서관 회의 ㅡ 평생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만들어준다. 선생님은 비선라인이 보내준 몇 개의 문장을 수첩에 적어와 차근차근 읽어준다. 학생들은 한 자라도 틀릴까봐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해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받아쓴다. 성적이 나쁜 학생들은 다음 학기에 강제 전학 당한다. 머피의 법칙 ㅡ 몇 날을 고생해 쓴 글은 세련된 언어의 조합이 화려하지만 아무도 .. 더보기
내가 다시 살게 된 이유ㅡ2 저는 궁금했습니다. 제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얼마나 잘못했기에, 이렇게 참혹한 실패의 수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었는지, 수많은 인재ㅡ학력에서도, 경력에서도, 창의성에서도, 성실성에서도 잘해왔고 잘할 것으로 보였던ㅡ들이 창업했던 벤처기업들이 속절없이 망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왜 대한민국에서는 극소수를 제외하고 창업하는 순간이 지옥행 열차를 예약하는 것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 기업들 거의 전부에 확실한 인맥이 있고 권력의 핵심부까지 연결된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이 도와주었음에도 제가 단 한 방에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문제에 대해 알고 싶었습니다. 단지 그것뿐이었습니다. 한시도 몸에서 떠나지 않는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그 수많은 실패에 대해 알고 싶었습니다. 어차피 이.. 더보기
내가 다시 살게 된 이유ㅡ1 매일같이 자살만 생각하는 나날이 흘러갔습니다. 처음에는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L전자에 대한 원망이 강했으나, 갈수록 그것에 대비하지 못한 저 자신의 무능력에 대한 정신적 고통이 더욱 컸습니다. 직원들에게 잘해주지 못한 것과 끝까지 저를 밀어주었던 친구들의 도움에 아무런 화답도 못한 것들이 저를 끝없는 회한의 고통 속으로 밀어넣었습니다. 그렇게 나약해진 정신을 무자비하게 짓밟는 사업 실패에 대한 자책은 일상의 모든 것들에 스며선 견고하게 자리 잡아 끈질기게 저를 괴롭혔습니다. 가족과의 눈 맞춤도 힘이 들었습니다. 형과 동생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살 곳은 마련했지만, 유별나게 성공한 사람이 많은 제 주변의 상황이 저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장애인으로 살아오는 동안 한 번도 느끼지 못한 자격지심이 집요할 .. 더보기
박영선, 정치적 대차대조표의 조급함에 빠져들다 일본 극우언론이건, 유럽의 타블로이드이건, 4월16일의 박근혜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것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내보낸 기사의 신뢰성에 의문이 가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기사를 내보낼 정도로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날 당시 청와대를 비웠고, 김기춘 비서실장도 잘 모르고 있을 정도여서 외국의 언론들이 보기에도 보통 일이 아닌 것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종적을 감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이땅의 보수세력에게 절대적 영향력을 지닌 조선일보가 '대통령을 둘러싼 풍문'이란 외부의 칼럼을 통해 이를 비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인 국민의 흥분 상태로 낙인찍음으로써,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을 서둘러 봉합했겠는가? 세월호가 침몰하던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무엇을 하고 있었.. 더보기
세월호 희생자들이 피를 토하며 울부짖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이 밝혀야 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4월16일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을 때 박근혜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이다. 두 번째는 세월호 실소유주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이킨 채 한 발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세월호 직원ㅡ사망한 상태다ㅡ이 작성한 '국정원 문건'이다. 세 번째는 세월호가 급변침을 한 이유다. 이밖의 것들은 검찰 조사로도 충분히 밝힐 수 있는 것들이어서 특별법까지 만들 필요도 없다. 헌데 이 세 가지는 현 집권세력 전체를 침몰시킬 수 있는 폭발력을 지닌 것이라, 하늘이 무너져도 새누리당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세월호 유족들이 단식 중에 죽음에 이른다 해도, 새누리당은 위의 세 가지를 밝히고자 하는 특별법에 동의할 가능성은 처음부터 없었다. 7월 재보선에서 새.. 더보기
난지도에서 난지도에서 ㅡ 6.10 항쟁의 날에 부쳐 그날의 태양은 너무도 순결하여 지상의 생명들은 모두가 추했다. 비가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던가 그날부터 나의 젊음은 지고 가끔은 쓰레기 위의 햇살 같은 오후만 길어져 갔다. 내일이나 희망이라 하는 것들 그 미약한 약속의 축언 속에 또 얼마나 쓰러지고 피 흘렸던가. 그날엔 만 리 밖에 꽃이 피고 그 길에서 떠나가더니 오늘은 이곳 쓰레기 천국에도 비가 내린다. 그날의 외침처럼 그날의 벗들처럼 더보기
후손의 권리가 현재의 욕망에 우선한다 필자는 선친이 남겨주신 1,500~2,000여 권의 책ㅡ사업 실패와 온갖 병을 견디지 못해 모든 것을 정리할 때 책들도 함께 버리는 불효를 저질렀음에도, 매일같이 가장 초라한 자살만 생각하다 어차피 죽을 것, '알고나 죽자'는 뜬금없는 생각에 가족의 도움으로 1,000여 권을 책을 추가로 구입해 읽었다. 선친이 남겨주신 책들은 외국과 한국의 고전들과 철학서, 한국의 역사와 세계사, 위인들의 전기와 몇몇 분야의 전집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에 비해 필자가 구입한 책들은 정치, 경제, 사회, 철학, 종교, 과학, 역사, 교육, 문화, 미디어 등 현대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거의 전 분야가 망라돼 있다. 문학작품이 거의 없다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솔직히 최근의 문학들은 필자가 심취했던 고전들과 너무 차이가 나.. 더보기
콜린 윌슨의 <아웃사이더> 요약 콜린 윌슨의 《아웃사이더》는 평론집으로서는 역사상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것입니다. 인류사에 존재했던 아웃사이더들을 분류해서 하나의 책으로 묶은 것인데, 긍정적 자유주의자의 입장에서 이를 풀어냈습니다. 윌슨이 24세에 이 책을 출판했는데, 당시에는 문학계를 뒤흔들며 공전의 히트를 쳤지만 이후에는《아웃사이더》에 근접할 만한 책은 내놓지 못했습니다. 데뷔작이 최고의 작품이 됐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하나의 책만으로도 콜린 윌슨은 '아웃사이더'에 관한 한 최고의 권위자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관점과 저의 관점은 여러 가지 면에서 충돌하는 까닭에 그의 아웃사이더 분석을 모두 다 수용할 수 없지만 인터넷에서 논객을 하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는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참으로 많을 것입니다. 또한 주요.. 더보기
중징계 받을 곳은 JTBC가 아니라 방심위다 뉴라이트 출신으로, 친일 식민지사관을 옹호하는 서울대 윤리교육학교수인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끝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 정권을 수호하기 위해 방송들을 검열하는 것이 목적인 듯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다이빙벨 논란을 일으켰던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손석희의 진행방식을 문제 삼아 JTBC에 중징계를 내렸다. 이번 징계는 재승인 심사 때 벌점 4점이 부과되는 중징계(법정 제재)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위원장 박효종)은 7일 전체회의를 열어 세월호 참사 3일째인 4월18일 스튜디오 인터뷰 형식으로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주장을 보도한 JTBC에 대해 ‘관계자 징계’ 조처를 결정했다. 이 대표는 당시 “구조 작업에 다이빙벨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 더보기
늙은도령이 본 근현대사 비판ㅡ현대성의 탄생2 우파 전체주의를 대표하던 시기에 좌파 전체주의를 대표하는 스탈린의 소련에서도 또다른 종류의 홀로코스트가 자행됐다. 나치의 아우슈비츠와 흡사한 스탈린의 소련에서는 굴락이라는 집단수용소가 있었는데, 전국에 퍼져 있던 이곳에서 최소 수십 만 명의 러시아인이 학살됐다. 굴락에서 벌어진 집단학살은 지금까지도 정확한 집계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국가사회주의적인 좌파 전체주의의 잔혹성이 히틀러의 나치에 비해 절대 뒤쳐지지 않았다는 것이 최근의 연구를 통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좌우를 막론하고 파시즘을 동원한 전체주의는 권력의 강화와 제국의 건설을 위해 대량학살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인류의 집단기억과 공통의 역사에 지울 수 없는 공포를 각인시킨 집단학살은 좌우의 전체주의 국가에서만 자행된 것은 아니었다. “심.. 더보기
네그리와 하트 공저 <다중>의 요약2 이번 글에서는 《다중》의 2부에서 다룬 것들 중에 핵심적인 내용을 요약했습니다. 이 정도의 요약으로는 이해가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1부에 이어 오늘의 2부를 먼저 읽고 《다중》을 구입해 읽으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제가 현대 유럽의 신좌파 사상가의 지적 리더격인 네그리와 하트의 《다중》을 1, 2부로 나누어 요약한 것은 아직도 마르크스의 교리를 내세우며 기득권화하고 있는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 같은 상급노조들의 경직성을 고발하기 위함입니다. 대형사업장노조가 귀족노조화된 상황에서 이미 보수 기득권화한 한국노총은 상급노조가 아닌 이익집단에 불과하기 때문에 민주노총만이라도 비물질노동이 일상화한 현대에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재편성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임금문제로 파업을 한 뒤, 노사협상으로 자신.. 더보기
네그리와 하트 공저 <다중>의 요약1 《다중》의 기획은 평등하고 자유로운 세계에 대한 욕망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개방적이고 포괄적인 전지구적 민주주의 사회를 요구하며 그것을 성취할 수단 또한 제공해줍니다. 전통적인 마르크스주의자에서 21세기 유럽의 신좌파를 이끌고 있는 네그리와 하트의 공동저작으로, 20세기말에서 지금까지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제국》에 대한 정치적 정의를 담은 연속 기획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다중》의 1부에 나오는 내용 중 중요한 부분만 요약해서 올립니다.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부정적 세계화의 지배세력에 대항하여 우리의 권리와 자유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네그리와 하트의 성찰이 담겨 있습니다. 책을 구입해서 읽으면 미셀 푸코에서 딜뢰즈와 카타리, 데리다 등을 거쳐 현재에 이른 신좌파에 대한 깊은 이해가 생.. 더보기
<명량>과 <군도>, 스크린 독과점의 수혜자 최근 두 편의 영화가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모든 기록이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한국의 블랙버스터 을 필두로, 손익분기점을 일찌감치 넘은 가 그 주인공들입니다. 이 두 편의 영화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일일 상영 스크린 수가 1,000개를 넘어선다는 점에서도 압도적인 흥행을 거두고 있습니다. 지난 6월 개봉했던 의 흥행과 비교해도 이 두 편의 한국 영화의 선전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이 중에서 최고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은 개봉일 당시의 스크린 수가 1,159개였지만 지난 일요일부터는 무려 1,586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최대 상영 횟수가 무려 7,960회에 이른다고 .. 더보기
대박이란 없다, 나의 사업이야기ㅡ6 그런 나날 속에서 극도로 커진 스트레스와 누적된 만성피로에 간이 망가지고 마이클잭슨 같은 슈퍼스타나 걸리는 백반증이 온몸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생긴 두 다리의 길이 차이 때문에 디스크가 악화돼 만성 통증에 시달리게 되었고, 수면 장애는 더욱 악화돼 공황 증세로 발전해 수시로 저를 죽음의 공포로 몰고 가면서 저를 아예 집 밖에 나갈 수 없을 정도까지 망가뜨리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몇몇 빚쟁이들의 끊임없는 독촉은 그들의 투자금을 다 갚거나, 현재의 병들이 악화돼 드러눕거나 죽지 않으면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정말 끝도 없이 무너져 내리는 과정에서 불치병인 간경화까지 저를 찾아왔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공황증상에 탈진해 죽음 직전의 공포까지 떨어지기를 수십 차례.. 더보기
늙은도령이 본 근현대사 비판ㅡ현대성의 탄생1 1. 현대성의 탄생 사람을 죽이기 위한 이 복합체(제국보안본부)는 사회 디자인 및 사회공학이라고 하는ㅡ전형적으로 현대적인 권력, 자원 및 관리기술들의 집중과 화합된ㅡ전형적으로 현대적인 야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홀로코스트의 가능성은 현대 문명의 일정한 보편적 특징들 속에 뿌리박고 있었다...(현대) 문명은 자신이 탄생시킨 가공할 힘들의 도덕적 사용을 보장할 수 없음을 입증했다. ㅡ 지그문트 바우만의 《현대성과 홀로코스트》에서 인용 고령임에도 비판적 지식인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는 영국의 위대한 석학, 지그문트 바우만은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다준 《현대성과 홀로코스트》에서 유럽 전역에 퍼져 있는 유대인 600만 명을 아우슈비츠에 모아 최소 비용으로 학살하는 과정이 현대성의 압도적인 힘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더보기
윤 일병의 죽음과 MBC의 진짜사나이 군복이라는 것이 평범한 대중들을 얼마나 냉정하고 딱딱하고 비인간적인 존재로 보이도록 만드는지, 또한 얼마나 그들에게 단일성과 질서를 부여하고 있는지를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몸에 걸치는 것과 동시에 사람들을 민간의 일상생활로부터 완전히 차단되도록 만드는 이 죽음의 제복은, 그것을 입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지와 몸을 국가에 팔았다는 표시와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위의 인용문은 T.E. 로렌스의 《지혜의 일곱기둥》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영화 '아리비아 로렌스'의 실제 주인공인 로렌스는 평생을 아웃사이더로 살았지만 누구보다도 탁월하 군인이었습니다. 사회비판에 대한 글을 쓰는 것으로 삶의 방향을 틀었다면 인류 역사상 가장 위해단 아웃사이더가 될 수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오로지 치열한 실천으로만 삶을 살아갈 수 .. 더보기
세월호 되돌아보기, 공론의 장에서 세월호가 사라졌다 어제 오랜만에 서울에 가서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습니다. 저까지 포함해 6명이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연락을 취하고 지내온 친구들이라 초국적기업에서 임원으로 있는 친구들이나 한국 최고의 해운업체에서 랭킹 3위까지 올랐던 친구, 그 전까지의 일을 정리하고 새로운 업종에 도전하게 된 친구와 다양한 강좌를 정부와 추진하고 있는 친구, 그리고 공부는 제일 잘했지만 가장 무력해진 필자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너무나 아쉽게도 단식농성 중인 세월호 유족들을 보지 못했다. 현재 국정원에 재직 중인ㅡ상당한 지위까지 올랐지요ㅡ친구가 나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세월호가 걸려 있어서인지 요즘은 친구들 모임에 나오질 않네요. 우리는 그 친구를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는 것이.. 더보기
신촌에서(1) 신촌에서(1) 질긴 내 젊음의 세월만큼 나는 이 거리에 얽매여 있다. 투명한 그릇의 바람이 되고 싶었던 다 떠나간 뒤의 노을처럼 이 거리를 증거하고 싶었다. 그렇게 시대의 슬픔이 되어서는 가장 외로운 사람의 독백이라도 들어주고 싶었다. 그때는 열망이 장대히 흘러갔고 사람들은 정말로 꽃잎 같았다고 그 뒤에서 나는 숨죽인 눈동자로 그날의 영혼들을 지켜주고 싶었다. 참으로 많은 몸짓들이 아무 의미도 없이 뒤엉키고 있다. 더보기
봄나들이 봄나들이 더듬어 읽는 한 줄의 글에 어머님의 눈물이 맺혀 있었다. 바람에 걸어논 슬픔 하나의 목련과 하나의 진달래, 나의 봄은 늘 손끝으로 오고 느낌이 햇살 같아서 마음을 풀어 놓았다 언젠간 하늘도 만져 보리라 지금 같은지 이렇게 더듬는 봄나들이 어머님의 눈물은 무슨 색인지 더보기
늙은도령이 본 근현대사 비판ㅡ들어가는 글4 따라서 필자가 이번 연재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현재의 결과를 초래한 진보의 낙관론이 어떻게 형성됐으며 일반화됐는지 밝히는 총체적인 작업이다. 인류 전체의 부와 권력이 상위 0.1%에게 몰리고, 기회가 박탈된 자유를 근거로 저임금의 굴레를 강요하고, 장기간에 걸친 실업을 당연시 여기게 만들고, 부의 불평등을 전 지구적 차원으로 확장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파국적 위험들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전 지구적 특권(관리 또는 지배)그룹의 탐욕적이고 악마적인 행태를 고발하는 작업이다. 부의 불평등과 위험의 불평등이 중첩되는 한계상황에서 이중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회경제적 약자들을 국가와 사회로부터 격리시키고 죽음으로 내모는 자들이 누구인지, 누가 그리고 무엇이 그들에게 신(악마가 맞는 표현이지만)에 버금가는 힘을 .. 더보기
늙은도령이 본 근현대사 비판ㅡ들어가는 글3 물론 이에 대한 반론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인류는 지금까지 당면한 문제를 풀어왔으며, 정보통신과 창조적 융합산업, 생명공학과 뇌과학, 웰빙산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우주산업과 제약산업 같은 ‘가벼운 경제’와 발전 가능성이 무긍무진한 미개척 분야들이 부정적 세계화를 견인하며 온갖 부작용을 양산했던 ‘무거운 경제’를 성공적으로 대체하지 말란 법도 없다. 기적은 찾아내는 것이며, 인간의 능력 중에 아직도 개발되지 않은 것이 많을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빌 브라이슨이 《거의 모든 것의 역사》에서 내린 결론처럼 희망적인 견해에 동의할 수도 있다. 작금의 상황이 너무나 엄중하고 절망적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 수 있다. 두 책을 동시에 보면 이해가 깊이가 커질 것이다. 물론 컨트롤 레벌루션이 조금 더 어렵고 전.. 더보기
왜 노무현이고, 4대개혁입법이었을까? 아래의 인용문은 플라톤보다 반세기 전의 철학자(소피스트)였던 페리클래스의 추도문이다. 그는 이 추도문에서 초기 민주주의의 원형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아테네 정치철학의 핵심을 제시했다. 실제 아고라로 대표되는 아테네의 민주주의는 일종이 지배계급인 남성 시민에게만 허용(20세기 초까지 이어졌는데 남녀불평등의 기원이었다)됐지만, 그들 사이에서는 완전한 평등이 보장됐기에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상대에 대한 설득 및 공익에 합당한 합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공자가 말을 빌리자면, 수신제가(자신을 다스리고 가족을 부양하는데 성공한, 경제적 관념이다)에 성공해서 치국평천하(나라를 다스려 천하를 평안하게 만드는, 정치적 관념이다)에 나선 남성 시민들의 공론장이 아테네의 아고라다. 이곳에서는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고 .. 더보기
대박이란 없다, 나의 사업이야기ㅡ5 헌데 말입니다, 이쯤 되면 뭔가 불길한 내용들이 나와 줘야 할 때가 아니겠습니까? 모든 얘기들이 그렇듯이 위기가 없으면 그거야 동화라고 해도 밋밋해서 재미도 없고, 팔리지도 않을 것입니다. 저라고 한들 별 수 있겠습니까? 하늘을 찌를 듯한 자신감이 충만한 때, 위기는 언제나 안개나 유령처럼 스며들어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곳에 조용히 머물러 있으며, 때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어느 한 순간, 위기들의 한꺼번에 튀어나와 사업을 나락으로 끌어내립니다.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돌다리도 두들긴 다음에 건너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그렇게 숨겨진 위험이 실체적 모습을 드러낼 쯤에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L전자가 ‘루팡’에 손을 내밀었습니다. 대규모 납품계약을 맺어줄 테니, 공동사업을 하자고 찾아.. 더보기
늙은도령이 본 근현대사 비판ㅡ들어가는 글2 공식적으로 알려진 전 세계의 빚이 120조 달러(13경원, BIS가 발표한 것을 기준으로 했음)에 이른다고 한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숨겨진 재산(거의 다 비상장 개인기업의 형태)이 알려진 것에 비해 무려 수십 배(5경)에 이른다는 주장에서 보듯, 비공식적인 것까지 합치면 전 세계 빚은 300~400조 달러를 훌쩍 넘을 수 있다. 무엇이 진실이건 간에 분명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천조 원에 이르는 이자가 발생하며, 그것의 상당 부분이 로스차일드 가문처럼 최상위 0.1%의 수중으로 넘어간다는 사실이다. 전 세계의 노동자들은 자신이나 소속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고리대금업자의 배를 불리기 위해 죽어라고 일하는 꼴이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의 원가에 이자가 포함되니, 경제가 활성화될.. 더보기
야당 개혁, 민주정부 10년에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안개처럼 쉽게 사라져버리는 이상 때문에 몹시 지치고 힘들었다. 하지만 고통 속에서도 그 이상을 위해 싸우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침내 우리가 이상을 실현했을 때, 새로운 세계가 탄생했다. 늙은이들은 다시 밖으로 나와서 우리의 승리를 차지하고, 새로운 세계를 그들이 이미 알고 있는 이전의 세계와 비슷한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젊은이들이 승리를 거둘 수는 있다. 하지만 그들은 승리를 계속 유지하는 방법은 알지 못한다. 위의 인용문은 아랍 독립을 위해 영국에서 파견한 이중첩자였던, 그러나 아랍 독립을 위해 끝까지 노력했던 T.E. 로렌스가 자신의 얘기를 글로 옮긴 《지혜의 일곱기둥》에 나온다. 일제 36년간의 강제합병에서 벗어난 대한민국의 현대사에서 단 10년만 집권할 수 있었던 민주세력들이 노회한 기득권층인 보.. 더보기
대박이란 없다, 나의 사업이야기ㅡ4 사업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던 중에 벤처기업에게 대출을 끌어다 주고 커미션을 챙기는 벤처투자 브로커인 고등학교 동기동창을 만나게 됐습니다. 저보다 먼저 벤처사업에 뛰어들어 수백억의 투자를 받은 동창을 통해 소개를 받았습니다. 당시에는 신의 선물처럼 느껴졌던 동창놈과의 만남이 악마의 선물이었음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거기서부터 제 인생이 거침없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는 그놈과 전혀 친하지도 않아 기억 속에도 없었던 놈이었는데, 이젠 평생의 원수 같은 놈(벤처거품이 터진 후에 도망을 다니다 끝내는 행방불명처리된 상태)이 되었으니 그것도 다 운명인가 봅니다. 여자를 엄청나게 밝히는 그놈은 투자자들을 소개시켜줄 때 언제나 룸살롱을 택했습니다. 그놈의 이상한 취향 때문에 저도 뻔질나게.. 더보기
늙은도령이 본 근현대사 비판ㅡ들어가는 글1 자연이 말을 할 수 있다면, 통곡부터 할 것이다(유럽의 속담). 동시에 야만의 기록이 아닌 문화의 기록이란 결코 없다(발터 벤야민의 「역사의 개념」에서 인용) 끊임없는 진보가 내리는 저주는 끊임없는 퇴행이다(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의 《계몽의 변증법》에서 인용) 리얼킴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들어가는 글 대한민국의 맨얼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세월호 참사와 군대의 잔혹한 폭행과 살인행위를 목도하면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살육행위를 무력하게 지켜보면서, 인류 문명과 진보의 허상에 대한 비판을 시작한다는 것이 참으로 난감하기만 하다. 세월호 참사와 이스라엘의 전쟁범죄가 현대 문명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는데, 구태여 내가 그 퇴행과 야만의 기록들을 파고드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더보기